mint21

Lifestyle

태연한 인생 결여와 변명

September 18, 2016

태연한 인생 : 결여와 변명

 

요셉은 냉소적인 독설가이다. 자본의 계급이 섹스에도 존재함을 인정하고 이용할 수 있는 뻔뻔함도 있다.한 때 지독하게 매혹되었던 류에게서 아찔한 열정을 느낀적이 있었으나, 한순간에 단절된 그 열정에서 서성거린다. 사랑의 변화를 인정하지만, 누구나 열정의 노예가 되어 매혹의 시간에 갇힐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의 결여는 나약함이고 용기 없음이다.

 

변명 요셉은 나약한 자아를 지닌 인물이다. 그래서 냉소적이고 회의적인,시각으로 세상을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투과 시켜 본다. 나이 들어가면서 떨어지는 집중력과 무뎌지는 감수성을 인정할 수 없고, 이혼의 수순을 밟고 있어 인간과 가정과 사랑의 계급에 있어서도 요셉은 관계 정의에서 우위에 있지 않다. (그 주위의 사람들은 살아 남은자들의 변명에 아주  능한 자들이다. 장례식장에 둘러 읹아 망자를 사정 없이 루저로 만들고, 한없이 동정하는 것으로 부조를 한다. 그것은 나름 망자에 대한 그들의 의리 일수도 있다. 그 인물 중 어느 누구도 망자와 자리를 바꿔도 어색하지,않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류는 지난 몇년 동안에 그가 가져본 마지막 매혹이고 열정이었다. 그런데 그 마지막 순간에 돌아서 가버린 류를 인정하지도 잊지도 못한다. 그건 어찌 보면 자유롭기를 희망하며 독설로 자신을  숨기는 요셉에게는 순정일 수도 있다. 두어번의 류를 만나 어떤 식이든 이야기를 들을 기회 앞에서 주저주저 돌아선다. 차라리 끝이 나지 않은 이야기를 원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셉은 까진 순정파다. 사랑의 계급에서는 사용자 보다는 노동자인 셈이다.

 

류에게 결여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공평한 관계 때문에 관계 맺기에 서투르다. 

류는 찰나에 매료되어 열정을 쏟아낸 아버지와 고독과 환멸 속에서 가정을 지키며 스스로의 심장을 확인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삶의 눈을 떴다. 

하지만 류는 요셉을 만나 마지막 한방울 까지 열정을 쏟아 내고 세상의 마지막 길에서 돌아섰다.

류에게는 지난 연애가 모두 그러했다. 류는 열정을 이해하고 매혹의 아름다움을 알지만 그녀에게 사랑은 내 것이었던 적이 없다. 그녀의 결여는 사랑의 순간에 그것에 눈 멀지 못하는 뒷걸음질 일 수 있다. 어쩌면 그녀는 한쪽눈으로는 낮을 또 한쪽눈으로는 밤을 지켜 봐야하는 절대 잠들 수 없는 양눈의 시간을 살아야하는 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열정을 가르쳐준 아버지와 고독과 환멸을 가르쳐 준 어머니가 그녀가 아는 사랑의 모티브이자 플롯이다. 기승전을 생략하는 절정에서 시작되는 사랑 같은 것. 마무리는 늘 매혹에 갇힌 고독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처럼 왼쪽 가슴에 손을 대어 사랑의 결말을 맺는다. 그리고 고독과 환멸의 시간을 견딘다. 그건 우리 모두도 그렇다. 내면에 부는 나약하고 비루한 바람. 하지만 요셉에게도 류에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도 고독을 견디게 해주는 건 아버지가 느꼈던 매혹일 것이다. 그래서 적요와 따뜻함을 가지게 해주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류는 사랑에 있어서는 나약한 실패자일 수 있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매혹을 잊지 않고 어머니의 고독을 이해한다면 봄빛의 찰나 같이 황홀한 사랑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안 고지식,전형적,열등감 

고지식하고, 소설 쓰기에 실패해 영화로 방향을 틀었지만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문과 열등감이 있다.

그가 보는 요셉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멋으로 섹스를 들먹이며, 소설에 나오는 풍성하고 감성 있는 글귀는 여자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결국 그가 요셉을 싫어 하는 모든 이유는 그저 그의 아내에게 느꼈던 열정에 대한 죄책감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