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내려 앉은 하늘 아래 숨은 도시에도
해는 지고,
긴 그림자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으른 오후의 강아지들이 있다.
저마다 하루의 노동을 팔아
애틋한 사연을 지키며 창가에 전등을 켜고,
세상 어느 곳에든 살고 있을
비슷한 얼굴로 나이 들어 갈 동년배의 잊혀진 사랑들 . . . . . .
한 때, 절절하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을까만,
하늘이 내려 앉은 오늘 같은 날,
가슴에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그 옛날
복받치는 사랑 조차 없었다면,
오늘 하루치 식량과 바꾼 내 노동이
발자국조차 지워가는 사막(沙漠)같아 서글프지 않겠는가.
이제 땅으로 내려 앉은 하늘도 어둠을 삼켰다.
그 무거운 어둠이 사랑하라,사랑하라. 속삭인다.
사.랑.하.다.죽.어.버.리.라.고 . . . . . . .
연극 대사처럼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