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t21

Lifestyle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May 25, 2010

무라까미 하루키는 80년대에 소진한 에너지와 문학이 가진 시대의 책임의식에서 허탈해질 즈음 그 허탈감을 편안함으로 바꿔 준 어느 작가들 중 한 사람이다.

 

무라까미 하루키. 그는 묘사가 뛰어난 작가다.

가령, 그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감수성 있는 어느 여자가 멋지고 약간의 거만한 게으름을 풍기는 남자와 길고 지루한 하루 시간 중간에-그러니 얼마나 센세이션 할 것인가-데이트에 들떠서 하는 화장의 기법과도 닮아있다.

꼼꼼한 기초 화장으로 피부를 반들거리게 매만진다.

앞머리와 옆머리를 걷고 확연하게 들어나는 맨얼굴에다 스퀴드 파운데이션을 얇게 그러나 골고루 얼룩없이 찬찬히 펴바른다.

그리고 투웨이 케익이나 파우더를 정성들여 뭉친데 없이 바르지.

번갈아 두눈에 황갈색 펄이 섞인 아이섀도를 칠하고

큰눈을 서서히 감고 한쪽씩 라인을 긋는다-이 작업은 정말 정성이 들어야 한다.가늘고 삐뚤어짐 없이 그어야 하므로-

코 위족의 음영은 어두운 색으로 처리한다.

그리고는 겔랑-프랑스 상표-의 붉은 빛 도는 마젠타 와인 어쩌고 하는 와인빛의 립스틱을 칠한다.

볼터치로 얼굴의 엑센트를 준다.

마지막으로 샤넬 오뛰르 향수로 이미지를 완성.

 

난 이 작가 글은 항상 이런 포트 폴리오를 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를 읽었다.

14,5년 전의 이미지....

어떤 기묘한을 상황의 30분을 겪었을 뿐인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아름다운 그녀를 안아버려-사전적의미로 안아버려-자유롭게 그녀에게서 달아날 수 없다고 하는 소설.....

그렇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그리움의 고급 감정에 감동한다.

 

나도 화사한 화장을 해야겠다.

나의 오후를 지탱시켜 줄 게으른 레귤러 스타일의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며....